오늘은 "예민한 아이 잘 키우는 방법"이라는 저서로 유명한, 보라매 병원 소아정신과 전문의 최치현 교수님의 강의를 소개하고자 한다.
나도 퍽이나 예민한 딸램을 키우고 있는 엄마이기에 그 육아의 힘듬과 고단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예민함"이라는 특성은 옳고 그름의 잣대로 나눌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잘 사용하면 보석같은 진가를 발휘할 수 있다.
1. 강의 요약
- 최근 들어 내 아이가 또래와 달리 유달리 예민한 편이라 고민이라며 소아정신과를 찾는 부모님들이 늘어나고 있다.
- 이러한 기질의 아이들의 수가 갑자기 증가했다기 보다는 혹시 어떠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염려와 관심이 많이 올라갔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 이런 특성의 아이들은 유아기때 대체로 엄마와 잘 떨어지지 못 하고 아이들과도 잘 어울리지 못 하는 특성을 보인다.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 하는 경우도 많으며 중간에 잘 깨고 다시 잠이 드는 것을 힘들어 하기도 한다.
- 청소년기에는 교우관계에 대한 예민성이 증폭되어 친구의 말과 행동에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 이러한 예민함은 태어날 때 부터의 기질로, 유전적 요인에 기인하는 경우가 많지만, 되려 부모의 불안도가 높아 아이를 떨어뜨려 놓지 못 하고 키우는 등의 후천척 요인에 의해서 생성되는 경우도 있다.
- 선천척으로 타고 난 것이든, 후천적으로 형성된 것이든 모든 문제의 중심에 서 있는 부모는 죄책감을 느낄 수 밖에 없다.
- 그러나 예민함은 옮고 그름의 잣대로 나눌 수 있는 것이 아니다.
- 잘 사용하면 타인은 가지지 못 한 능력으로 보석같은 진가를 발휘할 수 있다.
- 예를 들어 타인과의 관계에서 지나치게 예민하여 쉽게 잘 어울리지 못 한다면 소극적이고 눈치를 보는 성격으로 오인받기 십상이다.
- 하지만 정반합의 논리로 접근해보면 그만큼 상대방의 감정을 섬세하게 받아들여 이해하고 배려해주는 공감능력이 뛰어난 아이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 타고난 성향은 바꿀 수 없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부모의 태도가 중요하다.
- 엄마와 도저히 떨어지지 못 하는 아이가 있다면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지말고 그만큼 엄마를 사랑하는구나 긍정적으로 해석하자.
- 성장해 나가면서 자연스럽게 불안도가 낮아지므로, 조급히 여기지 말고 기다려주는 지혜가 필요하다.
- 아이가 어느 정도 준비가 되었다 싶으면 조금씩 난이도를 높여 도전해보게 하고, 그래도 아이가 불안해 한다면 무조건 푸쉬할 것이 아니라 조금 난이도를 낮춰서 다시 도전해보면 된다.
- 마음에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마주하게 된 지나친 자극은 아이를 더욱 움츠러들게 만들고 아이로 하여금 무조건 피하려고만 하게 만들 수 있다.
- 그러나 성장 과정에 따라 피할 수 없는 과제에 직면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 예를 들어 초등 입학이 코 앞인데 여전히 엄마와 떨어지지 못 한다면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할 수도 있다.
- 이런 경우에는 피해갈 수 없는 것은 이제 해야 한다고 간단히 지시를 하고 시킬 수 밖에 없다.
- 대신 많이 힘들어 한다면 선생님께 아이의 특성을 설명드리고 친한 친구를 곁에 앉혀 주세요 정도의 부탁을 드릴 수는 있을 것이다.
2. 조금씩 변화하며 성장해가는 나의 딸, 여전히 남아있는 예민한 기질
갓 태어난 그 순간부터 너무나 예민했던 딸을 키우며 육체적, 정신적으로 지치고 혼란스러운 경우가 너무 많았다.
내가 무엇인가를 잘 못 하고 있거나 요령이 부족해서 그런걸까, 혹시나 어디가 아픈 것은 아닐까 별의별 생각도 다 해 보았다.
실제 딸은 시각, 청각, 미각, 후각, 촉각, 그야말로 오감이 다 예민했고 절대로 나와 떨어지지 않으려고 했다.
가까운 친척들도 아무도 아이를 안아보지 못 했다.
안아보기는 커녕 눈만 마주쳐도 자지러지게 울었으며 이토록 낯을 많이 가리는 상태에서 치룬 돌잔치는 그야말로 엉망진창이 되어버렸다.
장난감 마저도 새로운 것이라면 질겁을 했으며 곁에 가지도 만지지도 않았다.
제법 큰 소리가 나는 믹서기를 돌린다던지 청소기를 사용하는 일은 엄두도 낼 수 없었다.
집 밖의 세상은 낯선 것 천지라 아이를 데리고 외출을 하는 것도 쉽지 않았고 누가 우리 집을 방문할 수도 없었다.
그런 육아기간이 길어지다보니 아이와 나 둘이서 외딴 섬에 갇혀 있는 것 같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그제서야 나는 관련 서적들을 찾아보기 시작했고, 10명 중 1~2명 정도에게 이러한 기질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해결책은 아이가 마음의 준비가 될 때까지 기다려주고 조금씩 조금씩 새로운 것에 도전하게 해줘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 기질의 특성을 알게 된 것만으로도 내게는 큰 위안과 도움이 되었다.
내가 해야 할 일은 조급해하지 말고 기다려주는 것, 조금 답답하고 외로운 생활 속에서도 아이와 재밌게 할 수 있는 놀이를 찾는 것 정도였다.
3세때 어린이집을 잠시 보내보았다가 아직은 나와 떨어질 마음의 준비가 덜 된 것 같아서 과감히 그만두고 계속 내가 데리고 있었다.
4세가 되니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고, 5세가 되었을 때는 완전히 다른 아이가 되어 유치원에 입학했을 때는 반 친구들 중에 가장 엄마와 수월하게 떨어지며 친구들과도 잘 어울리는 밝은 아이로 성장했다.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조금은 자신만의 시간적 여유를 가질 수 있는 또래 엄마들이 부럽기도 했지만, 지금 생각해도 내가 아이를 키우며 가장 잘 한 것은 아이가 준비가 될 때까지 기다려준 것이었다.
초등학교에 입학한 지금은 등하교도 혼자서 잘 하며, 먹을 것만 챙겨주고 나가면 반나절 정도는 혼자 집에서도 즐겁게 놀며 잘 있을 수 있다.
상전벽해와 같은 이런 변화는 그저 시간이 가져다 준 것이지, 내가 한 것이라고는 전문가님들의 조언을 믿고 조급해하지 않고 기다려 준 것 뿐이었다.
물론 이런 예민한 기질은 지금도 당연히 남아 있다.
예민한 미각과 촉각 탓에 섬유질이 풍부해 질긴 식감의 채소들은 푹 삶아서 무르게 만들어 줘야만 먹는다. 그냥 씹고 적당히 삼키면 될 것 같은데... 이건 단점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같은 특징이 장점으로 발휘될 때도 많다.
예를 들어 생선을 먹일 때는 아직 내가 모든 가시를 발라 접시에 담아 주지만, 가끔 잔가시가 제거되지 않았을 경우가 있다. 하지만 딸은 단 한 번도 목에 가시가 걸려서 고생을 해 본 적이 없다. 미각과 촉각이 예민하기에 아주 작은 가시도 스스로 잘 발라낸다.
스스로가 안전에 대한 민감성이 아주 크기 때문에 위험한 일은 결코 하지 않는 편이라 가벼운 상처외에는 다친 적도 거의 없다.
우리 딸과 비슷한 기질을 아이를 키우며 고민하고 힘들어 하시는 분이라면 최교수님의 책을 읽고 강의를 들어보시길 꼭 추천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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