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제일 열심히 챙겨보고 많은 깨달음을 얻고 있는 조선미 교수님의 강의를 소개하고자 한다.
예를 들어주신 사연의 주인공처럼 내 아이가 아무런 꿈이 없다는 것, 그리고 엄마를 원망하고 비난한다면 두 가지 다 너무나 고통스러운 난제 중의 난제일 것이다.
과연 어떻게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을지 교수님의 solution을 정리해 보았다.
1. 다 엄마 잘못이야~
순하고 착하고 이해심 많고 타협이 잘 되는 편이었던 나의 딸은 7살 때 돌변했다.
품절된 드레스를 사주지 않는다고 1시간 넘어 소리 지르며 대들더니 심지어 나를 때리고 꼬집기까지...
도저히 내 마음을 추스를 수가 없었고 앞으로 어떻게 이 아이를 대해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다.
마음의 고통이 너무 심하니 자연히 감기몸살이 왔고 한 사흘은 아팠었던 것 같다.
그때 조선미 선생님의 강의를 열심히 듣게 되었고 내가 완전히 잘 못 생각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내 딸은 이제 겨우 초등학교 1학년일 뿐이다.
분명히 엄마도 사주고 싶지만 "품절"된 물건은 살 수가 없다고 설명해 주었건만, 저렇게 밑도 끝도 없이 전혀 말귀를 못 알아듣는 아이처럼 생떼를 쓰다니 기가 막혔다.
그런데 교수님의 강의를 들어보니 초1이면 당연히 말귀를 못 알아들을 나이였다.
알아들을 만큼 설명했으니 알아들었을 것이라고 나 혼자 착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이는 아직 어른이 아니므로 고통스러운 현실 (너무 가지고 싶었던 그 빨간 원피스를 가질 수 없음)을 그대로 맞닥뜨리기는 힘들다.
원인을 외부에서라도 찾아 자신의 마음을 추스르려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아이의 발달단계와 특성을 이해했다면 적당히 설명해 주고 적당히 위로해 주고 끝을 맺었으면 간단했을 일이다.
아이는 너무 격양된 나머지 다 엄마 탓이야라고 소리를 질렀고 나는 품절되었다는데 그게 왜 엄마 잘못이야 같이 소리를 질렀다.
서로 감정이 격양이 된 상태에서 부딪혔으니 결과는 뻔했다.
너는 그깟 원피스 하나가 엄마보다 더 소중하냐 앞으로는 너에게 아무것도 안 사준다 엄포를 놓고, 말 잘 듣기로 약속하고 일찍 사 준 핸드폰도 압수해 버렸다.
나는 그 순간에 어떻게든 엄마 잘 못 했어요 제가 너무 속이 상해서 나쁘게 말하고 행동했어요 용서해 주세요 라는 말을 듣고 싶었던 것 같다.
왜 나는 그 자리에서 끝장을 봐야 한다고 생각했을까?
아이의 사고가 조금씩 커나가고 확대되어 가는 것을 기다려 줄 마음의 여유와 지혜가 전혀 없었던 것 같다.
교수님의 강의를 듣고, 나는 나 자신의 어리석음에 헛웃음이 나왔다.
8세 수준에 맞게 충분히 착하고 충분히 엄마를 사랑하는 딸에게 당장 어른스러움을 기대하고 불같이 화를 내고 있었던 것이다.
지금은 더 이상 그러지 않는다.
아이의 속상한 마음을 읽어주고, 잔소리같이 들릴 수 있는 말은 최대한 짧게, 그리고 당장 결론을 내리려고 하지도 않고 그저 지켜보고 바라보며 세월을 기다리는 지혜가 생겼다.
2. 나는 아무 꿈도 없다고 말하는 아이, 어떻게 도와주어야 할까?
예로 들어주신 한 사연은 어릴 적 축구선수를 꿈꾸던 한 아이의 이야기였는데 체격이 왜소한 편이기도 하고 경제적인 사정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 엄마는 선수가 되는 것을 반대했다는 내용이었다.
고등학생이 된 지금은 아무런 꿈도, 희망도 없다며 어릴 적 자신의 꿈을 막았던 엄마를 원망하고 비난하며 게임만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고 한다.
여러 번 사과의 말과 함께 손편지도 보내보고 정신과 상담을 같이 받는 등 노력해 보았지만 아들의 마음과 행동은 전혀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안타까운 사연이었다.
사연 속의 고등학생은 어릴 적 자신이 축구를 굉장히 좋아한다는 현재의 감정만 생각했다.
하지만 어른은 다르다.
엄마는 선수로 성장하기에는 아이가 체격이 너무 왜소하고, 제대로 뒷받침해 주기 어려운 경제적인 여건, 그리고 선수로 성공하지 못했을 경우 부딪히게 될 현실 등,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다 고려하고 생각하느라 머리가 복잡하다.
또한 어른은 살아온 긴 세월만큼 주변에서 여러 가지 경우를 보았으므로 삶에 대한 경험이 아이보다 훨씬 풍부하다.
엄마는 자신을 원망하고 모든 탓을 다 전가하는 아들의 마음을 돌려놓기 위해 손편지도 쓰고 정신과 상담도 같이 받는 등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이 사례는 엄마와 아들 간의 "관계"의 문제가 아니다.
처음 사례를 들었을 때는 아들이 계속해서 모든 것은 다 엄마 탓이야라고 말하고 있기 때문에 관계의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현재 아들은 자신이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할 만한 지향점이 없고 1초, 1초가 아까운 고등학교 생활을 오락만 하며 낭비하고 있기 때문에 그 탓을 할 대상이 필요할 뿐이다.
아이가 무엇인가를 좋아한다고 해서 다 밀어줄 수는 없다.
엄마가 계속 미안하다 잘못했다고 말하면 아이는 처음에는 조금은 그런 생각을 했다가 그래 엄마 탓이야라는 생각이 점점 강해지게 된다.
관계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상담도 엄마와 같이 듣는 것이 아니라 아들 혼자서 듣는 것이 더 효과적이었을 것이다.
조선미 교수님이 제시하신 solution은 고2라는 시간적 압박에 시달리고 있을 것이므로 아예 재수를 하기고 결심하고 (1년이 아니고 2년이 남았다고 생각하면 마음의 조급함이 훨씬 덜해진다) 어릴 적 꿈이었던 선수는 되지 못했지만 지도자의 길이라던지 스포츠 기자의 길이라던지, 체육과 관련된 다른 길을 같이 찾아볼 것을 제안하셨다.
선수가 되지 못 한 미련을 다른 관심을 찾는데 써 봤으면 좋겠다는 현실적인 제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부모는 항상 아이 스스로 자신의 정체성과 원하는 것을 찾을 수 있도록 이끌어주어야 한다.
부모가 앞장서서 끌고 다니면 성인이 되면서 정체성의 위기가 오게 되고 나중에 원망을 들을 수도 있다.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정해주지 말고 필요한 것이 있다면 도와줄 테니 이야기하라고 제시하자.
설사 자신이 책임을 지겠다고 약속하고 선택했지만 막상 실패했을 경우에도 너무 낙심할 필요는 없다.
다음부터는 자신의 인생을 건 선택에 좀 더 신중해질 수 있는 교훈을 얻었기 때문이다.
오늘도 육아 전선에서 고전하고 있는 맘님들에게 시원하고 명쾌한 solution을 제공해 주시는 조선미 교수님의 글들을 모아봤습니다. 함께 읽어보시면 큰 도움이 되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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