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중독, 핸드폰 중독... 현시대를 살아가는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님들은 각종 미디어에 무분분별하게 노출되는 자녀들로 고민이 크실 것이다. 그중 가장 제압하기 어려운 것이 바로 게임 중독일 것이다. 오늘은 서울대 소아청소년과 김붕년 교수님의 "게임 중독"에 대한 강의를 소개하고자 한다. 대부분의 아이들에게는 그렇게 큰 문제가 되지 않고 지나가니 크게 걱정하지 말시고 슬기롭게 대처하시길 바란다.
1. 나의 주변 사례: 극한의 대립으로 치닿다
이 주제는 너무 뜨거운 감자라서 사실 이야기를 꺼내는 것도 조심스럽다. 나의 가장 큰 조카(오빠의 아들)는 너무 마음 아픈 이야기지만, 성인이 된 지금도 아빠와 의절을 하고 산다. 어릴 때부터 조카애는 게임을 정말 좋아했다. 몰입도도 엄청났고, 꿈은 당연히 프로게이머가 되는 것이었다. 학교 공부를 등한시하거나 큰 말썽을 피우는 일은 없었다. 다만 게임이 너무 하고 싶고, 집에 있는 오래된 컴퓨터로는 제대로 게임을 할 수 없으니 pc방에 가지 않도록 새 컴퓨터를 사달라는 것이 전쟁의 발단이었다.
아빠를 제외한 나머지 식구들은 그다지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저 나이의 남자아이들은 대부분 게임을 좋아하고, 여러 가지 유해한 면이 많은 pc방을 가는 것보다는 집에서 게임을 하는 것이 더 안전하니, 원하는 데로 사주는 것이 좋지 않겠냐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사 주세요, 못 사준다 공방이 오래 지속되다 보니, 아빠와 아들 간의 감정은 격해질 데로 격해져 버렸고 심한 언쟁이 오가고, 결국 밥도 같이 먹지 않고 서로가 서로를 유령 취급하며 성인이 된 지금도 그렇게 살고 있다.
2. 관찰 결과: 10의 9명은 적당히 하다 스스로 줄여나간다
김붕년 교수님은 5년 동안 게임 중독에 관한 추적 관찰을 하셨다고 했다. 결론은 부모님들이 "게임 중독"이라는 표현을 너무 쉽게 쓴다는 것이었다. 한참 게임을 많이 하는 나이가 사춘기가 오는 혼란의 시기와 겹치기 때문에, 유독 그 증상이 심해 보이는 것이지, 사실 5%에서 많아도 15% 정도의 아이들만이 중독의 위험성이 실제로 있고, 대부분의 아이는 일시적인 현상일 뿐, 보통 일 년 만 지나도 다 마스터하고 게임에 흥미가 떨어져 원래의 자기 생활로 스스로 돌아가게 된다고 한다.
그 5%의 아이들 중 90%에 해당하는 아이들은 신경 발달에 문제가 있는 아이들이라고 한다.
크게 실패하거나 좌절을 한 트라우마가 있어 게임을 통해서만 자아실현, 관계 실현이 가능하고 게임이라는 자극에만 몰입한 채 다른 현실에는 적응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할 만큼 했으면 스스로 빠져나와야 하는데 그것도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게임중독"이라고 단정 지을 만한 아이는 10의 1명도 채 되지 않는다는 것인데, 나의 조카애는 매우 극단적인 케이스였다고 치더라도, 주변을 둘려보면 게임 문제로 골치가 아픈 집들이 한, 두 집이 아니다. 기질 특성상 여자아이들은 별 문제가 안 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남자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은 엄청난 심각성을 느낀다. 교수님은 찔끔찔끔하게 해 주는 것이 더 문제를 야기한다고 하셨다. 통제를 너무 많이 하면 확 몰입을 하지 못하게 되고, 아이는 더 갈급해진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실제로는 충분히 게임을 해 보지도 못하고, 부모와의 갈등으로 서로 텐션은 올라가고, 정서적 불안감을 느끼게 되어 동기부여가 안 되니 더 공부를 안 하게 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사실 우리 사회가 과도하게 경쟁적인 학업 중심적인 사회가 아니라면 게임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어린아이들에게 장난감을 사주었을 때 처음에는 밤이 되어도 졸리는 것을 억지로 참아가면서까지 재밌게 가지고 놀지만 서서히 흥미가 떨어지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물론 단순한 장난감보다는 훨씬 더 자극적이고 계속해서 도전하고 몰입하도록 고안된 프로그램이지만, 지나친 걱정보다는 잠깐의 혼란스러운 시기를 슬기롭게 넘길 수 있도록 도와주고 기다리는 것도 부모의 역할이다.
5년간 추적 관찰한 아이들의 연구결과가 실제로 그렇게 나왔다.
3. 3세 이전의 노출은 어떤 일이 있어도 막을 것
문제는 청소년기의 아이들뿐만 아니라 더 어린아이들이 게임에 노출되는 시기가 점점 빨라진다는 것인데, 3세 이전에는 절대 노출되지 않도록 막아야 한다. 이 시기의 아이들이 게임을 하게 된다면 가장 중요한 애착형성에 문제가 생기게 된다.
초등학생이라면 조금씩 하게는 해 주되,
사행성을 조장하는 어른들의 게임에 노출되지 않도록
콘텐츠 관리에 신경을 써줘야 한다.
완전히 못 하도록 막는 것보다는,
하게 해 주더라도
자기 나이에 맞는 것을 하게 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부모가 함께 같이 하는 것도 좋은 대처법이 될 수 있다.
김붕년 교수님들의 인기 강의를 정리해두었습니다. 함께 읽어보시면 우리 아이들을 정서적으로 건강하게 키워 학습적으로도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데 큰 도움을 받으실 수 있으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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