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갓 체르니로 넘어간 딸아이는 제대로 고전 중이다. 학원에서 보는 교재를 집으로 챙겨 오는 아이는 거의 없을 것이므로 그동안은 따로 구매해서 매일 복습, 예습을 해서 보냈다. 1학년 때보다 많이 크기는 했지만 역시 아직 손도 너무 작고, 복잡해진 악보를 빨리 못 읽을 때도 많기 때문이다. 오늘은 진도가 얼마만큼 나갔니 물어보면 일주일째 "방항계"를 치고 있단다. 방향계가 뭐야? 바람의 방향을 재는 기구인가? 이런... 요즘 제일 핫한 비비의 "밤양갱"을 아이는 방향계로 발음하고 있었군... ㅋ 템포도 많이 빠르지 않고, 연주하기에 그다지 어렵지 않은 곡이니 필요하실 분들을 위해 악보를 공유하고자 한다. 곡을 만든 장기하의 매력이 그대로 드러나는 중독성 강한 멜로디에 비비의 매력적이고 깜찍한 목소리에 반해, 요즘 계속 피아노를 뚱땅거리며 흥얼거리고 있는 곡이다.
1. "밤양갱" 악보
출처: The piano 도레미샘
2. 노래의 여주인공은 진짜 무엇을 바란 것일까? 밤양갱?
떠나는 길에 너가 내게 말했지
너는 바라는 게 너무도 많아
잠깐이라도 널 안 바라보면
머리에 불이 나 버린다니까
나는 흐르려는 눈물을 참고
하려던 얘길 어렵게 누르고
그래 미안해라는 한 마디로
너랑 나눈 날들 마무리 했었지
달디달고 달디달고
달디단 밤양갱 밤양갱
내가 먹고 싶었던 건 달디단 밤양갱
남자주인공은 여자주인공의 마음을 너무 모르는 듯... 여자주인공이 정말 바라는 것은 근사한 이벤트도 선물 공세도 아닌 너의 따뜻하고 달콤한 사랑이라는 것을... 그 사랑을 밤양갱에 비유한 장기하는 천재인가? ㅋ
결국은 이별을 고한다는 슬픈 내용인데, 슬프지 않은 멜로디에 밤양갱의 달디 단 맛을 계속 강조하고 있는 이 곡은 다소 천편일률적인 요즘 가요 시장에 아주 새로운 발견이다.
거기다 비비라는 여가수의 재발견! 목소리도 너무 예쁘고 표정과 제스츄어가 정말 매력적이라 음원과 라이브가 전혀 구별이 안 되고, 마치 한 편의 뮤지컬을 보는 느낌이다.
3. 가요도 칠 수 있게 된 딸아이
2학년이 되니 1학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그렇지 않아도 학원 2개에, 방과 후 교실 2개까지 눈, 코 뜰 새 없이 바쁜데 널널함 그 자체였던 1학년과는 달리 숙제도 짬짬이 있고, 계속되는 수학 단원 평가와 국어 급수 시험 때문에 예전만큼 피아노를 많이 봐 줄 시간이 없다.
그 바쁜 와중에도 살짝 썸을 타고 있는 남친도 생긴 딸아이는 밤양갱처럼 달콤한 남자친구와 쉬는 시간에, 도서관에서 아주 잠깐이라도 꽁냥 거릴 수 있는 시간이 너무 행복한 모양이다. ㅋ 정식 피아노 교재는 별도록 구매해서 가지고 있지만 학원에서는 이렇게 프린트물로 새로운 곡을 접하게 해 주실 때도 많다. 벌써 저만큼 성장해서 가요도 칠 수 있게 되다니 감개무량하다. (물론 아직 아주 간단한 수준의 반주지만) 아이를 가르치기 위해서는 나도 다시 피아노를 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정말 몇십 년 만에 처음으로 피아노 뚜껑 열어본 것이다. 그냥 취미생활로 피아노를 다시 시작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 같은데 딸아이를 봐줘야 한다는 목표가 있으니 또 하게 되고, 피아노 학원을 다니던 초등학교 때의 나로, 왜 너는 밤양갱이면 충분한 내 마음을 몰라주냐고 남친에게 투덜대던 20대로 돌아간 느낌도 든다.
새로운 도전은 언제나 설레고 행복하다. 왜냐면 그것은 일상생활에만 함몰되지 않고 내가 살아있다는 증거니까...
* 필요하신 분들을 위해 pdf 파일을 올려두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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